아! 신화같이 다비데군(群)들`―`1960. 4. 19의 한낮에            

                                                                      신동문  
  서울도
  해솟는 곳
  동쪽에서부터
  이어서 남 북
  거리거리 길마다
  손아귀에
  돌 벽돌알 부릅쥔 채
  떼지어 나온 젊은 대열
  아! 신화 같이
  나타난 다비데군들

  혼자서만
  야망 태우는
  목동이 아니었다
  열씩
  백씩
  천씩 만씩
  어깨 맞잡고
  팔짱 맞끼고

  공동의 희망을
  태양처럼 불태우는
  아! 새로운 신화 같은
  젊은 다비데군들

  고리아테 아닌
  거인
  살인전네 바리케이드
  그 간악한 조직의 교두보
  무차별 총구 앞에
  빈 몸에 맨 주먹
  돌알로서 대결하는
  아! 신화 같이
  기이한 다비데군들

  빗살치는
  총알총알
  총알 총알 총알 앞에
  돌 돌
  돌 돌 돌
  주먹 맨주먹 주먹으로
  피비린 정오의
  포도에 포복하며
  아! 신화같이
  육박하는 다비데군들

  제마다의
  가슴
  젊은 염통을
  전제의 방패 삼아
  관혁으로 내밀며
  쓰러지고
  쌓이면서
  한 발씩 다가가는
  아! 신화 같이
  용맹한 다비데군들

  충천하는
  아우성
  혀를 꺠문
  안간힘의
  요동치는 근육
  뒤틀리는 사지
  요동하는 육체
  조형의 극치를 이루며
  아! 신화 같이
  싸우는 다비데군들

  마지막 발악하는
  총구의 몸부림
  광무하는 칼날에도
  일사불란
  해일처럼 해일처럼
  밀고가는 스크림
  승리의 기를 꽂을
  악의 심장 위소를 향하여

  아! 신화 같이
  전진하는 다비데군들

  내 흔드는
  깃발은
  쓰러진 전우의
  피 묻은 옷자락
  어형도 멋도 아닌
  목숨의 대가를
  절규로
  내흔들며
  아! 신화 같이
  승리할 다비데군들

  멍든 가슴을 풀라
  피맺힌 마음을 풀라
  막혔던 숨통을 풀라
  짓눌린 몸뚱일 풀라
  포박된 정신을 풀라고
  싸우라
  싸우라
  싸우라고
  이기라
  이기리
  이기라고

  아! 다비데들이여 다비데들이여
  승리하는 다비데여
  싸우는 다비데여
  쓰러진 다비데여
  누가 우는가
  너희들을 너희들을
  누가 우는가
  눈물 아닌 핏 방울로
  누가 우는가
  눈물 아는 핏 방울로
  누가 우는가
  역사가 우는가
  세계가 우는가
  신이 우는가
  우리도
  아! 신화 같이
  우리도
  운다.


 ♣ 신동문(辛東門)의, 4·19를 읊은 시 가운데 대표적인 시